- ‘아들이 졸라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제가 더 빠졌습니다 -
처음엔 저도 별 생각 없었습니다.
“엄마, 도마뱀 한 마리만 키우면 안 돼?”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이 그렇게 눈을 반짝이는데
차마 단칼에 거절할 수가 없더라고요.
그렇게 데려온 한 마리의 크레스티드 개코.
지금은 열 마리가 되었습니다.
정말 예상치 못했던 전개예요.
저처럼 동물 키우는 데 신중한 워킹맘이라면
이 글이 도움이 될 거예요.
크레스티드 개코를 키우기 전,
꼭 알고 있었으면 좋았겠다 싶은 것들을
정리해봤습니다.
1. 🐾 만지려고 들면 안 되는 반려동물
크레스티드 개코는 ‘보는 동물’이에요.
강아지처럼 만지작거리거나 품에 안고 교감하는 스타일은 아닙니다.
아이들은 처음에 만져보고 싶어하지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동물이라
가끔 손에 올려보는 정도가 적당해요.
관찰하는 재미, 먹이 주는 즐거움,
그리고 매일 다른 색깔과 모습을 보는 데에
중점을 두셔야 해요.
2. 🦗 살아 있는 곤충을 먹인다
가장 흔한 먹이는 귀뚜라미, 밀웜, 슈퍼웜 등 살아 있는 곤충이에요.
딱 들었을 때 “에이, 난 못 해” 싶은 분들도 계시죠?
사실 저도 그랬어요.
하지만 요즘은 파우더 사료도 잘 나오고
먹이를 집게로 주면 손으로 직접 만지지 않아도 돼요.
처음엔 적응이 필요하지만
생각보다 금방 익숙해집니다.
아이랑 번갈아 가며 먹이 주는 것도 교육이 되더라고요.
3. 🌡️ 따뜻하게, 촉촉하게 유지해야 해요
개코는 기본적으로 야행성, 습도 의존형 파충류입니다.
- 적정 온도 : 23~27도
- 습도 : 50~70% 정도 유지 필요
- UVB, 히팅패드는 선택이지만 환경 따라 필요함
특히 겨울엔 보일러 돌려도 방 안 공기가 건조해지기 때문에
가습기나 분무기를 이용해
습도 유지를 꼭 해줘야 해요.
온도와 습도에 민감하니
사육장 위치 선정도 매우 중요합니다.
창문 앞이나 에어컨 바람이 직접 닿는 곳은 피해야 해요.
4. 🏠 장비비용은 생각보다 듭니다
개코 한 마리는 5~30만 원 사이에서 시작하지만,
초기 세팅 비용은 훨씬 더 들어갑니다.
- 사육장 (30x30x45 기준) : 3~6만 원
- 열선 or 히팅패드 : 2~5만 원
- 습도계/온도계 : 1~2만 원
- 인조식물, 유목 등 꾸미기 용품 : 상황에 따라 다름
- 파우더 사료 + 곤충류 : 월 1~2만 원 수준
솔직히 말씀드리면
“한 마리 키우는데 10만 원 이상은 든다”는 각오는 필요해요.
하지만 한번 세팅하고 나면
생각보다 유지비는 크지 않아요.
5. 🦎 겉보기엔 비슷하지만, 모프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
아이가 “얘는 릴리화이트야, 엄마 얘는 아잔틱!” 이러는데
처음엔 무슨 말인지 몰랐어요.
하지만 직접 키우다 보면
색깔, 무늬, 눈의 크기나 얼굴형까지 다르게 보이기 시작해요.
모프에 따라
5만 원부터 200만 원이 넘는 개체까지 다양합니다.
✔ 릴리화이트, 카푸치노, 세이블, 초초 같은 개체는
고급 유전자가 있는 만큼 관리도 까다롭고,
가격도 확연히 높습니다.
하지만 입문자라면 노멀, 하렐퀸, 핀스트라이프 정도의
무난한 모프부터 시작하는 걸 추천드려요.
6. 💡 키우다 보면 공부하게 됩니다
처음엔 “그냥 하나 키워보자”였는데,
지금은 사육환경, 유전학, 파충류 생태까지
하나하나 공부하게 되더라고요.
하루 종일 업무에 시달리고,
집에 오면 또 바쁘게 저녁 차리고,
그 와중에 조용히 개코의 눈을 마주하는 시간은
의외로 큰 위로가 됩니다.
아이와 함께 키우며 생명에 대한 존중,
관찰력, 책임감을 함께 배우는 것도
예상치 못한 보너스였고요.
✅ 마무리하며
크레스티드 개코는
부담스럽지 않게 시작할 수 있고,
관리만 잘 하면 오래 함께할 수 있는
정말 매력적인 반려동물입니다.
하지만 결코 “손이 안 가는” 동물은 아니에요.
충분한 준비,
가족의 동의,
그리고 키우는 사람의 책임감이 필요합니다.
‘아들이 졸라서’ 시작했던 도마뱀 육아,
지금은 제가 더 공부하고 챙기고 있습니다.
혹시 고민 중이라면,
이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크레스티드 개코 키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크레스티드 개코 교배 유전, 쉽게 이해하기” (0) | 2025.04.15 |
---|---|
“크레스티드 개코 도마뱀 모프, 처음부터 제대로 알기” (0) | 2025.04.11 |